위 내시경은 몇 번 해봤던 터라, 대장내시경도 위 내시경과 별반 다르지 않을 거라 생각했습니다.
그래서 아주 용감하게(?) 아침에 내시경을 받고 나서 사촌 언니를 만나 맛있는 밥도 먹고, 콘서트까지 가기로 약속을 잡았어요 .
하지만 검사가 끝난 뒤의 하루는 제 예상과는 전혀 다르게 흘러갔습니다.
막상 대장내시경을 마치고 나왔을 때만 해도 몸 상태는 꽤 괜찮게 느껴졌습니다.
큰 불편함도 없고 어지러움도 심하지 않다 보니, 자연스럽게 “이제 다 끝났구나” 싶었습니다.
예전에 위 내시경을 했을 때의 기억을 떠올리며, 당연히 바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 거라 막연히 믿었던 것 같습니다.
"이 정도면 평소처럼 먹어도 괜찮겠는데?"라는 생각까지 들었으니까요.
무식하면 용감하다고 지금 돌이켜보면, 제대로 알아보지도 않고 뚜렷한 근거도 없이 왜 그렇게 생각했는지 스스로 이해가 안갔어요 .
검사 전에 병원에서 주의사항을 듣긴 했지만, 들은 내용과 제가 이해한 것 사이에 큰 차이가 있었던 모양입니다. ‘검사가 끝났다’는 사실을 곧 ‘일상 복귀’로 너무 단순하게 받아들였던 제 착각이 컸습니다.
검사 후 다시 한번 안내를 받으면서 상황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.
선종 하나와 용종 하나를 제거했다고 하면서,
바로 평소처럼 먹는 건 아니고 몇 시간의 간격을 두고 조심해야 한다는 설명이 이어졌습니다.
첫 식사도 평소와는 다르게 생각해야 한다고 하시더군요.
그 순간 머릿속에 드는 생각은 딱 하나였습니다. '아, 망했다.'
"지금 오전 10시인데…
물도 바로 마실 수 없고, 식사도 한참 뒤에나 가능하다고 하니
콘서트 끝나고 집에 가면 늦은 밤이 될 텐데…
그 시간을 어떻게 버티지?
내 생각이 너무 짧았구나.
대장내시경에 대해 좀 더 알아보고 약속을 잡을걸…"
후회해도 늦었지만, 사촌 언니한테는 정말 미안했습니다. 결국 원래 먹기로 했던 맛있는 음식 대신 최대한 부드러운 음식을 찾아보기로 했습니다.
병원에서는 죽을 권했지만 공연장 근처에 마땅한 죽집이 없어, 어쩔 수 없이 맑은 곰탕을 선택했습니다.
대신 혹시나 무리가 갈까 봐 건더기는 아예 건드리지 않고, 국물과 흰밥 위주로만 아주 조심스럽게 먹었습니다.
대장내시경 후 운전만 제외하면 바로 평소처럼 지낼 수 있을 거라는 잘못된 생각 때문에, 그날 하루는 평소보다 몇 배는 더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. 만약 다음에 비슷한 검사를 받게 된다면, 적어도 검사 당일만큼은 식사나 중요한 약속은 절대 잡지 않으려 합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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